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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완성 서평 쓰는 법

까비노 2019. 7. 1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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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방학숙제로 독후감 쓰기를 했는데 책을 드는 게 가장 힘들었다. 다행히 어린 시절이 지나며 책을 읽는 재미를 알았다. 독서가 주는 재미를 알게 되니 자연스레 책 리뷰를 하게된다. 요약하거나, 간단한 글귀만 적거나, 어느 때는 느낀 점을 적었다. 하지만 어느 날 뒤돌아보니 아쉬움이 생겼다. 그 아쉬움에 이 책을 집어들었다.

 재미있게 책을 읽었지만 시간이 흐르면 혹은 책장을 덮자마자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경우 읽은 책으로만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읽어 보겠지만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단순 요약, 글귀 발췌, 느낀 점을 기록으로 남기게 됩니다. 그렇게 남기게 된 기록이 서평인지 독후감인지의 구분이 없었습니다.

 

 책에서 서평은 논리적, 외향적, 관계적이며 독후감은 정서적, 내향적, 일방적이라고 말합니다. 서평은 읽은 책에 대한 사유를 담습니다. 독후감은 독자만의 고유한 느낌을 표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데 비해 서평은 읽는 독자를 자기의 주장으로 끌어들이고, 서평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는 데 있습니다.

 

 독서를 통한 자기 성찰의 기회를 주는 게 서평입니다. 서평을 쓰는 이가 그동안 자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내면을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며, 삶을 통한 해석이자 실천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써진 서평은 잠재 독자 사이를 연결하거나 반대로 단절하게 합니다. 그래서 성공한 서평은 서평을 쓴 사람의 의도한 반응이 있어야 합니다.

 

 서평은 책을 읽고 작성하는 겁니다. 좋은 서평을 쓰려면 책을 숭배하면서, 다른 한 면으로는 비판자가 되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요약과 평가를 가져야 합니다. 다루려는 책의 서론과 차례를 주의 깊게 살펴보며 적어도 장별로는 정리해야 합니다.

 

 공부만 하고 자기 입장이 없으면 그것은 그냥 사전 덩어리와 같은 것입니다. 또 공부는 하지 않는 상태에서 자기 입장만 가지게 되면 남과 소통할 수 없는 고집불통이나 도그마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공부해서 자기 입장을 만들고, 또 자기 입장을 깨기 위해 또 공부하고, 이런 것이 공부이고 그게 책 읽는 사람의 도리입니다. 「장정일의 공부」

 

 서평의 핵심인 '평'은 자신의 기준과 안목을 세우라는 겁니다. 이제 평가의 요소를 봅니다. 제목은 책이 다루는 내용의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 작성자가 정수를 풀어서 보여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목차는 책의 구조를 나타냅니다. 목차가 틀어진 책을 글로 담아내는 것을 서평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책이 어렵고 현란할 때, 독자는 자신의 능력을 반성하는 만큼이나 저자의 능력을 의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저자는 해당 주제를 정확히 이해했는가? 얼마나 넓게 혹은 깊게 공부했는가? 둘째, 저자는 책에서 그 주제를 얼마나 명료하게 설명하는가? 핵심을 명쾌하게 전달하고 있는가? 저자 자신의 언어로 풀어서 설명하는가?. 갸우뚱하게 하는 책이 있습니다. 제 자신이 모르는 분야일 수도 있지만 저자의 능력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위와 같이 따져본 내용이 서평이 되는 것입니다. 책을 무조건 숭배하는 태도가 올바르지 못한 독서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한편으로는 비평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와 닿습니다.

 

  슬로 리딩, 서평을 위한 정독입니다. 한 번을 읽더라고 제대로 천천히 읽어야 합니다. 이렇게 유발된 생각은 오래지 않아 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메모를 해야 합니다. 메모의 대상은 책의 문장과 책을 읽고 생각나는 것입니다. 여러 편의 메모가 모이면 자연스레 한 편의 리뷰가 되는 것입니다.

 

 저는 전문작가가 아니라면, 첫 문장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라건대 문호들의 글쓰기 법에 현혹되지 마세요. 첫 문장을 쓰는 게 어렵습니다. 앞으로 써 내려갈 주요 논지를 다룬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가끔은 재미있게 책을 읽은 뒤 숙제가 생겼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어렵고 하기 싫은 일이 되곤 합니다. 그런 일은 익숙하지 못하다거나 제대로 된 방법을 모를 때 생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짧은 한 문장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줍니다. 

 

 책을 읽었다면 책에 대한 줄거리와 주요 논지가 남아야 합니다. 첫 문장을 쓴 뒤에 막힌다면, 책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서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 책을 읽고 토대가 남지 않았다면 서평의 흐름을 잡지 못합니다. 서평의 흐름은 스스로 확정한 이해의 틀 위에서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글 전제의 요약은 축약된 문장을 한데 모아서 됩니다. 문장을 축약할 때, 하나의 문단에는 하나의 생각을 담아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에 따라서 각 문단이 하나의 문장으로 축약되는 겁니다. 서평은 서평자의 사유를 통해 저작의 논지를 보여주고 평가해야 합니다. 

 

 좋은 서평을 읽는 것만큼 좋은 학습도 없습니다. 그리고 고치고 또 고쳐라. 서평이야말로 독서의 심화이고, 나아가 독서의 완성입니다. 서평의 소재는 책이고, 방식은 비평이다. 서평 또한 해석이다. 서평, 즉 북리뷰에서 리뷰는 책을 '다시 보는'거다. 새로게 시작한다는 뜻이다.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이 서평집은 아니지만 저자가 책 속에서 말한 기본과 닮아있습니다. '서평은 본질상 서비스입니다. 그러니 가능한 한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하는 편이 좋습니다', '제목의 의미', '목차를 통해 책의 구조를 파악하고, 그 구조가 얼마나 잘 짜였는지'. 독자인 제가 이해하기 쉽도록 '서평 쓰는 법'을 잘 짜인 구조로 풀어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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