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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싸한 이야기를 지어내는 전문가

까비노 2021. 2. 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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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백조에 지배되는 환경에서 우리는 예측 능력이 없는 데다가 예측 능력이 없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다. 그리하여 스스로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사람들도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실제 드러난 예측 능력을 보면 그들은 경험적 기록에 의존하기 때문에 소위 전문 분야에서도 결코 일반 대중보다 더 많이, 더 깊이 알고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들이 일반인보다 나은 점은 그럴싸한 이야기를 지어내는 능력, 더 심각하게는 복잡한 수학 모델로 보통 사람들을 주눅 들게 만드는 능력,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정장 차림을 좋아한다는 것뿐이다. -Black Swan,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2008) p.26.

 

 그럴싸한 이야기를 지어내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빅히트'주식에 대한 의견을 구하려고 했다면, '빅히트'에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갖춘 뒤 궁금한 점을 세부적으로 질문하는 겁니다. 이때 두리뭉실 '시장지수 상승에 편승하여 이익을 보고 있으니, 숨 고르기를 해야 할 겁니다'라는 말 따위를 하면 자리에서 일어나 나오시면 됩니다. 빅히트 주가는 시장지수 상승에 역방향으로 움직였으며 코스피 지수가 3,000~3,200포인트에 갇혀있을 때 상승하고 있으니까요. 전문가의 답변은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그럴싸한 이야기를 지어냄으로써 본인은 이득을 챙기고 고객에게는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행동이었습니다.

 

 실생활에서도 이런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찬물을 마시던 중 치아 사이가 시려 치과 진료를 받았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충치 때문이랍니다. 네, 그래서 저도 확인을 해봤습니다. 엑스레이 없이 눈으로 진료해서 확인한 결과니 저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특별한 게 없었습니다. 평소와 같이 다른 치과도 방문했습니다. 그곳에서는 요즘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냐고 묻더군요. 며칠 쉬면 괜찮아질 거라고요. 저는 이후로 두 번째 방문했던 치과를 다니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첫 번째 병원 결과가 '오진'이라는 생각은 안 합니다. 스케일링 한 다음날 방문한 종합검진 중 구강검사 결과에도 스케일링을 권유하는 게 어떻게 '오진'이겠습니까. 

 

 전문가가 필요한 영역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료, 교육, 컨설팅, 출판 등등 말이죠. 하지만 주가를 예측하여 상담해 주는 전문가는 없습니다. 기업 재무제표를 파악한다거나, 향후 주가가 상승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던지, 일반적으로 제공되지 않는 기업 뒷소식을 전달하는, 그런 전문분야는 있을지언정, 주가 상승/하락 정보를 제공하는 이야기꾼에게는 더 이상 귀 기울이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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