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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자세 그대로 511페이지를 완주했다. 오른손에 챔프 사이즈 책을 올려놓고 다른 한 손으로 페이지를 넘겨가며 산왕공업 대 북산의 경기를 지켜봤다.
1990년 주간 소년점프로 시작한 슬램덩크는 어느덧 기억 속 너머로 잊혀있었다. 강백호와 서태웅이 만나기 전까진 말이다. 첫 경기에 출전한 강백호가 긴장한 나머지 시야가 좁아졌을 때, 서태웅은 푸욱!! "멍청한 녀석! 이 돌대가리야! 언제까지 긴장만 하고 있을 거야?"라면서 강백호의 엉덩이를 걷어찬다. 다시 돌아온 슬램덩크 챔프는 그 기억을 되살려냈다.
그 기억 속에는 열린 결말로 끝난 챔프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전국제패를 향해가던 북산 농구팀 이야기가 산왕공업과의 경기를 끝으로 막을 내렸으니까. 책을 덮으며 전국제패를 외치던 일행들이 목표를 달성하는 쪽으로 의식이 흐르는 걸 보면, 스토리 전개가 꽤나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 최선을 다해서 목표를 향해간다면, 역경이 오더라도 달성할 수 있어!라는 메시지 같은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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