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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제레드 쿠니 호바스

까비노 2020. 11. 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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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더 나은 교사가 되는 탁월한 방법은 뭘까?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핵심 요지다. -제레드 쿠니 호바스

 

 측면 전전두엽 피질, 전대상 피질, 선조체, 해마는 두뇌 어디쯤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자동차 바퀴는 노면을 부드럽게 굴러가게 하며, 핸들은 그 바퀴를 좌우로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운전면허 시험과 도로주행 연습과정을 거쳐 도로를 달릴 수 있다. 두뇌 각 부위도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 재각각의 역할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두뇌 운전도 이 같은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제레드 쿠니 호바스는 사람의 뇌를 연구하는 신경과학자다. 하버드 대학교 및 의과대학에서 연구하고 강의를 하는 동안 뇌과학자 관점으로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12가지 메시지를 기록하여 책으로 출간했다. 작가는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은 말이 아니라, 과학'임을 여러 가지 상황과 예시를 통해 말한다.

 

 '당신은 친구와 술집 한가운데에 앉아 대화를 이어나간다. 소음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친구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회의실에서 진행자가 자료를 띄워놓고 또박또박 말하지만, 당신은 좀처럼 집중하지 못한다. 이 두 가지 상황은 '뇌의 병목현상'을 설명한다. 구어 이해는 뇌의 주요 영역인 청각 피질, 브로카/베르니케 네트워크 및 이를 통제하는 좌측 하전두회에서 이뤄진다. 무엇인가를 읽을 때는 시작 피질이 가장 먼저 활성화된다. 여기서 회의실에서 읽으며 듣는 것이 집중하기 어려운 이유를 알 수 있다. 시각피질이 활성화됨과 동시에 청각피질, 브로카/베르니케 네트워크가 작동한다. 이는 두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다. 즉, 들으며 이해하려는 것과 읽으며 이해하려는 것을 동시에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위 내용은 1장, 한 가지에 집중하라,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상황과 예시를 통해 작가는 12가지 메시지를 보내며, 크게 다음과 같다. 한 가지에 집중하라, 두 가지를 결합하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예측을 깨라, 우리는 어떻게 배우는가, 일 잘하는 뇌를 찾아라, 청크를 만들고 인터리빙하라, 최고의 오답 노트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머릿속 지휘자가 결정한다, 양날의 검 점화 효과, 이야기로 랜드마크를 만들어라, 스트레스는 어떻게 뇌를 돕는가, 분산 분산 분산하라!.

 

 무라카미 하루키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소설가의 기본은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말을 바꾸면 의식의 하부에 스스로 내려간다는 것입니다.'라고 한다. 이 책의 10장 '이야기로 랜드마크를 만들어라'에 가장 먼저 눈길이 간 이유이지 싶다.

 

 이야기는 우리 기억에 더 강렬하게 남는다. 의미 없이 나열된 단어들은 시간이 지나며 쉽게 날아가지만, 각 단어를 일관성 있는 이야기로 연결시키면 뚜렷하고 지워지지 않는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이야기는 왜 기억에 더 강렬하게 남는 것일까? 두드러진 기억들에 신호를 주는 것이 이야기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야기란 무엇일까? 그에 대한 절대적인 정의는 없었다. 저자의 말을 빌려 '이야기는 에펠탑과 같다'와 같이 기억의 랜드마크로 묘사될 수도 있고, '어떤 사물이나 사실, 현상에 대하여 일정한 줄거리를 가지고 하는 말이나 글'과 같다는 사전적 정의로 표현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다음 3가지 요소를 포함해야 '이야기'의 조건에 부합한다.

 

 첫째, 물리적 추진력, 이야기는 행동들로 구성되어 있다 '개가 짖었다. 고양이가 나무에 올랐다. 다람쥐는 기절했다.'. 이야기는 단순 나열된 행동들이 줄거리라는 인과관계로 연결되어야 한다. '개가 짖어대자 고양이가 잽싸게 나무에 올랐고, 이를 본 다람쥐가 기절하고 말았다.'

 

 둘째, 심리적 추진력, '몹시도 화가 난 개가 맹렬히 짖어댄 탓에 화들짝 놀란 고양이가 잽싸게 나무 위로 도망쳤다. 나무 위에 숨어 있던 다람쥐는 갑자기 어둠을 뚫고 확 나타난 자신의 천적 고양이를 보자마자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다.', (본문 예시를 읽고 작가 스티븐 킹이 나를 어느 산장에 끌고 가 온몸을 결박하고 세상 모든 욕을 할 것 같다.)

 

 셋째, 청중, 이야기는 공유되거나 전달되어야 한다. 일종의 '사회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주제가 책 전체를 관통하며 '깨달음' 또는 '뉘우침'을 주는 경우가 있다. 이와 다르게,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는 여러 가지 상황과 예시를 접함으로써, 나에게 맞게 고치고, 조립하고, 결합하는 과정이 필요한 책이다. 그걸 알기 때문인지, 각각의 주제별 후반부에는 '모두에게 전하는 중요한 포인트'로 독자에게 필요한 상황을 정리해뒀다.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지에 대한 '뇌과학'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우리 두뇌의 많은 부분이 밝혀지지 않은 까닭이다. 아마 '이야기'에 대한 정확한 프로세스가 밝혀진다면, 누구나 나심 탈레브, 기욤 뮈소, 스티븐 킹, 헤밍웨이가 될지도 모른다. 꼭 이런 희망이 아니더라도, 이야기와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기본적인 '뇌과학'을 이해한다면, 도로 위를 달리는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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