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선택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작게는 점심으로 밥을 먹을지 면을 먹을지, 우산을 챙길지 말지, 양치 후 가글을 바로 할지 30분 후에 할지부터 크게는 결혼, 출산, 이직, 투자 여부까지 우리의 삶이 진행되는 과정에는 선택이 따른다.
선택에는 결과가 따른다. 밥을 먹은 후 식곤증에 시달린다거나, 비가 내리는 거리에서 오도 가도 못한다거나, 결국 가글을 하지 못하고 잠이 드는 것들이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우리를 오랫동안 괴롭히거나 삶을 포기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진짜 문제는 내 선택의 결과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경우이다. 힘들게 모은 종잣돈을 이유 없는 희망으로 날려버린다거나, 자녀를 낳으려고 생각만 하다가 노년을 맞이했거나, 이직을 결심하고 회사를 옮겼으나 퇴직당하는 일들이다. 이런 결과들은 후회를 낳고, 이 후회가 우리에게 이자를 갚으라며 독촉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후회의 책'을 경험하는,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동자'로 사는 노라에 대한 이야기다. 선택하지 않았던, 즉 실수라고 생각했던 현재를 벗어난 삶으로 진행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록스타, 올림픽 국가대표, 빙하학자, 교수, 비서, 웨이트리스, 그 외 천 가지 다른 직업을 거쳤다. 결혼하는 삶, 이별하는 삶, 어떤 삶에서는 건강했으며, 어떤 삶에서는 암에 걸렸다. 노라는 숱하게 많은 삶을 겪는다. 그리고 마침내 깨닫는다.
감옥은 장소가 아니라 관점이었다.
문장 수집
엄마는 노라를 바로잡아야 할 실수처럼 대했다.
부모님이 불행했던 이유는 무언가를 성취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애초에 성취하겠다는 기대를 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난 이동자인 게 좋습니다. 불완전한 상태로 사는 게 좋아요.
(:> 완벽해지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힘든 건 아닐지)
한 삶에만 갇혀 있는 동안에는 슬픔이나 비극 혹은 실패나 두려움이 그 삶을 산 결과라고 생각하기 쉽죠. 그런 것들은 단순히 삶의 부산물일 뿐인데 우리는 그게 특정한 방식으로 살았기 때문에 생겨났다고 생각해요.
노라는 자신이 삶을 끝내려고 했던 이유가 불행해서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불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삶을 이해할 필요 없다. 그냥 살면 돼.
'중요한 건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지.
인생은 이해하는 게 아니야. 그냥 사는 거야.
모든 게 달라진 이유는 이젠 그녀가 단지 다른 사람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그저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목표만 생각하며 자신만 책임지면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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