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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빛나거나 미쳤거나

까비노 2021. 4. 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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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신성권

출판사: 팬덤북스

출간일: 2021_03_29

 

1.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어도 아직도 이렇게 외롭다니 참 이상한 일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우리가 아인슈타인에 환호하는 게 그의 사상이 위대하고 놀랍다는 걸 알기 때문일까? 맞다고 대답한다면, 그의 대표적 사상인 상대성이론, 특수상대성이론, 광양자설을 읽고 그가 가리키고자 하는 대상을 느낄 수 있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의 사상이 아니라 단지 이미지에만 환호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모두가 천재라 칭하기 때문에, 각인된 genius 그 자체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신비함에 매력을 느낀 건 무엇 때문일까? 이 책 ≪천재, 빛나거나 미쳤거나≫의 저자 신성권은 "대중은 천재를 소비한다"라고 말한다. 천재를 소비한다?, 자신이 닮고 싶어 하는 탁월성을 부여하는 상징이며, 그것을 자신과 동일시함으로써 만족감을 얻는 것이다. 우상(idol)의 말과 행동을 보며 그것을 추구하고 닮아가는 과정인 것이었다.

 

2.

"한 젊은이를 망가뜨리는 확실한 방법은 다르게 생각하는 이보다 똑같이 생각하는 이를 높게 평가하고 지도하는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초, 중, 고. 12년 동안 고유의 유교사상과 집단주의 문화 속에서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은 다수 의견에 동조하고 남을 닮아가는 것이라는 걸 배웠다. 그걸 배움으로써, 무의식 속에서 나와 다른 생각을 지닌 이는 배척하고, 비슷한 사람들을 가까이하며 지내왔다. 나 개인에 내포된 고유한 기질은 획일적인 지식을 배움으로써, 더욱 흐려지고 낮아진다. '다름'을 존중하고 '같음'을 경계하며, 앞으로 내게 찾아올 젊은이를 망가뜨리지 않는 확실한 방법을 배운다.

 

3.

 "창조 활동은 내면의 모순과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즐거움과 우울함이 분기마다 반복하고, 새벽이 되돌아올 때쯤 머릿속에 갇혀있던 세상을 벗어날 수 있던 게 내면의 억압된 감정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걸 떠올릴 수 있었다. 술을 끊기 전까진 애써 외면해왔던, 또 다른 세상 속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를 발견한 기분이다. 나아지는 환경과는 별개로, 점점 나를 옥죄어오던 정체모를 답답함의 단초를 잡을 수 있었으니까.

 

4.

'쇼펜하우어'

 

 그가 말하는 '의지'라는 개념은 사실상 표상의 세계를 너머 배후에서 우주 만물을 움직이는 충동적인 힘 또는 생명력과도 같은 것이다. 세계는 의지가 객관화된 것이다. 우주의 의지와 우리 내면의 의지는 동일한 것이다. 우리가 우주의 일부이고 본래 하나인데, 개별 의식을 갖기 때문에 고통이 초래되는 것이다. '나'라는 가상에 대한 집착이 사라지면 외부 세상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시공간적, 인과적 제약을 벗어난 참된 의식으로 자신과 우주가 하나임을 알게 된다.

 

"인간 존재는 우주와 분리된 개체가 아니라 우주의 일부이다. 인간은 스스로를 우주에서 분리된 독립된 객체로 알고 살아가지만, 그것은 시각적 착각일 뿐이며, 이런 착각이 인간을 고통에 빠트린다. 비좁은 감옷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체를 연민의 감정으로 부둥켜안고 살아야 한다. 물론 그런 경지에 완전히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비좁은 감옥에서 벗어나려는 노력 하나만으로도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5.

"솔직히 말하건대 대개의 경우 나는 확실한 계획 없이 예상만 가지고 있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증권업종에서 주식 중개업무가 힘들었던 건, 늘 합리적 근거를 요구받았기 때문이다. 성공한 투자는 '주가가 상승하는 형상이 보여서...'라는 논리적 과정을 건너뛴 결과였고, 개인투자는 이러한 과정에 근거가 필요 없었지만, 중개업무는 투자자에게 합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했다. 이 경우 진실되지 못한 사실을 첨부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어떠한 대상이나 현상에 대해 전문적 지식이나 경험이 반복적으로 축적되어 생긴 직관이기보단, 무의식 쪽에 가깝기에 뭐라 설명할 길이 보이지 않았다.

 

6.

"작가는 묘사하고 있는 인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의 몸속으로 들어가서 그의 눈으로, 감각으로 세상을 느껴야 한다."

-알퐁소 도데

 

 참나(self)와 우주가 별개가 아님을 깨닫는다면, 절대로 어울리지 않은 두 영역 사이에서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발견해 낼 수 있다고 한다. 쇼펜하우어의 입을 빌리자면, 순수한 인식 주관으로서 이데아를 직시할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아인슈타인도 그런 존재 중 하나였다고 한다. 그는 스스로 광자 중 하나가 되어 그 역할을 상상하는 사고 실험을 즐기며, 직관으로 성취를 달성했다.

 

7."당신은 인생의 아주 단순한 비밀을 깨닫고 나면 훨씬 풍부한 삶을 살 수 있다. 즉, 바로 당신이 인생이라고 부르는 주변의 모든 것들은 당신보다 똑똑하지 못한 사람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스티브 잡스

 

 나를 안다는 것은 중요하다. 나를 만드는 건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외부의 기준은 당장 안정을 줄 뿐이며, 또 다른 기준이 나를 찾아온다. 혼란스럽게 바뀌는 기준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쾌락의 빈도를 높여 무언가에 중독되어 내면에 나를 어둠 속에 던져 버리는 꼴이 된다. 결국, 나를 마주하는 게 나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임을 알게 되었다.

 

8.'언어는 세계를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를 우리보다 앞서 미리 결정해버린다.'

 

 사물이나 대상을 완전 그대로 바라보기가 어렵다. 저자는 그 이유 중 하나를 '언어'로 본다. 언어는 논리적이고 명확하지만, 그만큼 우리의 인지를 작고 유연하지 못하게 한다. 직관적 사고는 좀 더 창조적인 삶을 위한 것이며, 이는 우뇌를 활성화하는 데서 온다. 우뇌를 강화시키기 위해 언어를 멀리해야 하는 것이다. 그 후 '사물을 대체하라, 재배치하라, 거꾸로 하라, 서로 관련 없는 대상들에서 공통점을 발견하여 연결해보라'라고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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