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지능과 번뜩이는 영감을 가진 천재를 생각하면, 떨어지는 사과에서 '만유인력의 법칙'의 영감을 떠올린 뉴턴, 천재 과학자의 상징인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떠오른다. 이들이 단지 '천재성'만 가진 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되면, 더 깊은 마음이 들것이다. 이들은 천재성 이외의 다른 것을 가지고 있다.
이상욱 교수는 과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려 줄 과학철학자다. 전 한양대 철학과 교수, 한국 과학 철학회 편집인, 유네스코 세계 과학기술 윤리 위원회 위원으로 있다. 과학은 설득과 합의의 학문이며, 비판을 통해서 과학은 진보한다고 한다. 그는 과학자에 대한 편견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 만들어 낸 사기극을 통해 과학자의 편견 5가지를 깨뜨리려 한다.
특별한 천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녀의 이름은 '엘리자베스 홈즈'이다. 언어와 과학에 뛰어났던 홈즈는, 스탠퍼드대학교 화학과 출신으로 싱가포르 유전자 연구소 인턴경험을 토대로 연구를 시작했다. 그때 얻은 피 한 방울로 250가지 질병을 진단하는 '에디슨 키트'를 개발했다.
제2의 스티브 잡스라 불리며, 가치투자자의 아버지 워런 버핏과 빌 클린턴까지도 투자했다. 가장 획기적인 것은 진단비용이 50달러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 진단법은 출시 가능성이 제로다. 혈액을 통해 알 수 있는 질병은 단 16개뿐이다. 나머지 진단은 다른 회사의 기술을 차용한 것이다. 희대의 실리콘밸리 사기극인 것이다. 과학자에 대한 선입견이 만들어낸 사기극이다.
오늘의 강연 주제는 우리가 몰랐던 '천재'이야기다. 천재에 대해 가졌던 선입견과 과학, 과학자로 이어지는 환상과 고정관념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과학자 하면 떠오르는 것이 많다. 흰 가운, 고독함, 비장한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매드 사이언티스트, 괴짜, 은둔생활, 타고난 천재, 순간의 영감, 완벽함이 있다.
과학자는 괴짜라는 생각이 있다. '과학자'라는 단어는 19세기 초부터 사용했는데, 당시에는 한심한 과학자를 비꼬는 말이었다. 19세기 이전 과학자들은 자연철학자로 불리며 과학과 철학, 역사를 종합적으로 연구했다. 그에 반해, 과학이 세분화되면서 작은 주제에 대해서만 연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과학자는 은둔 생활을 한다는 편견이 있다. 과학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번뜩이는 영감 자체가 과학 이론이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도 사실은 오랜 연구를 통해서 발견했다. 다양한 가능성을 살펴보고 꾸준히 연관성을 찾아내 하나의 법칙으로 설명하는 통찰력이 있던 사람이다.
사과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며 발견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는 뉴턴의 조카사위가 출간한 자서전에서 나온다. 조카바보였던 뉴턴이 베스트셀러 판권을 준 것인데, 동시대의 과학자 로비트 훅과의 선점권을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럼에도 사과나무 이야기를 믿는 것은 천재적인 과학자가 순간적인 영감을 통해 우주의 원리를 찾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서이다.
과학자는 완벽하다는 편견도 있다. 그러나 과학은 때로 '운'이 더 필요하기도 하다. 펜 하나로 행성 2개를 발견한 과학자 르베리에의 이야기다. 그는 행성에 관한 기존 이론에 오류가 발견되었을 때, 이론을 뒤집은 게 아니라 보조 가설을 도입했다. 태양만 천왕성을 끌어당기는 게 아니라 천왕성을 끌어당기는 행성이 반대쪽에 있다고 생각했다.
펜 하나로 미지 행성의 위치를 계산한 것이다. 그게 '해왕성'이다. 1846년 9월에 관측을 성공했다. 이 사건이 과학과 운의 미묘한 관계를 보여준다. 왜냐하면 '벌컨'의 존재다. 벌컨은 태양과 수성 사이에 수성을 끌어당기는 행성을 계산한 것이기 때문이다. 발견 당시에는 벌컨을 관측했다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의 사후 벌컨은 없는 것으로 학계 내 합의가 되었다.
과학자는 운둔 생활을 한다. 이것도 편견 중 하나이다. 폴란드의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는 실제 교회의 핵심 인사였다. 대주교 관할 바르미아 공국의 참사 위원이었다. 요즘 말로 상당한 '인싸'였다. 그는 고대부터 내려오던 지구중심설의 오류를 지적하고 태양중심설을 주장했다. 그리고 편지를 통해 당대 유럽 전역으로 이론을 퍼뜨렸다.
그는 자신의 이론 출판을 마지막 순간까지 미뤘다. 이 이론은 지구의 현상을 설명하기 불가했기 때문이다. 어떤 과학자도 모든 이론을 만들 수 없다. 천문학 이론은 설명 가능했지만 역학적 설명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과학의 진보는 예전 이론의 문제점을 수용하고 보완하면서, 함께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과학자는 타고난 천재라는 생각이 있다. 이런 생각에 딱 들어맞는 인물이 있다. 천재 과학자의 표본 알버트 아인슈타인이다. 그는 독일 태생의 물리학자로 광양자설, 브라운 운동의 이론, 특수상대성 이론, 일반상대성 이론을 발표했다. '물체가 운동할 때 시간과 공간은 절대적'이라는 고전 역학을, '물체가 운동할 때 시간과 공간은 상대적으로 변한다'는 이론이 그것 중 하나이다.
그는 타고난 집중력을 가지고 있다. 카드로 13층 집 쌓기를 할 때, 그의 동생은 '집중하는 모습이 괴기해 보일 정도였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기비판 능력이 높다. 스스로 자신의 이론을 무한 수정한다. 마지막 연구 때는 3개월간 칩거에 들어갔고, 이론 발표 후 바로 응급실을 가기도 했다.
그의 또 다른 특징은 뛰어난 통찰력이다. 취업난에 시달린 아인슈타인은 베른 특허청에 취직한다. 이 때 일을 하면서 특수 상대성 이론, 광전효과, 브라운 운동 논문을 발표했다. 특수 상대성 이론을 보면, 두 도시의 시차를 계산하는 특허 내용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그만큼 모든 순간이 연구였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여러 아이디어를 모아 종합적인 이론을 만드는 통찰력이 보인다.
과학철학자의 시각에서 천재의 진면목을 살펴본 시간이다. 우리는 과학적 사고방식으로 살았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언어를 배우고 세상을 알아가는 방법이 과학자들과 비슷하다는 이유다. 입에 넣어보고 만져보고 하는 모든 행동이 그것이다. 가설을 세우고 검증한 뒤 결론 내리는 아기 과학자들의 모습이다. '어린 시절의 경험을 되살려 우리 모두 과학자의 시선으로 주변의 일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제안하면 어떨까'하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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