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ing&Making

차이나는 클라스 의료사고 박종훈 병원장

까비노 2019. 8. 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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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의 윤리 등에 대한 선서문이 있다. 바로 '히포크라테스 선서'다. 그 내용 중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나는 나의 능력과 판단에 따라 내가 환자의 이익이라 간주하는 섭생의 법칙을 지킬 것이며, 심신에 해를 주는 어떠한 것들도 멀리하겠노라'이다. 의사들은 환자에게 무엇보다 해를 입히지 말라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수많은 의료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의료사고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강연자는 고려대학교 병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박종훈 원장이다. 의료의 역사와 함께한 의료사고는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새로운 길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예방 가능한 의료사고에 주목한다. 그리고 예방 가능한 사고로부터 환자를 살리는 법을 알아보도록 한다. 

 

 

 감염의 원인이 세균이라고 밝혀진 건 150여 년 전이다. 당시 중세시대에 전염병의 창궐은 재앙 수준이었다. 14세기 흑사병에 유럽 인구의 1/3이 사망했다. 당시 대책은 간단했다. '환자에게서 멀리 떨어져라, 환자 시체를 더 높게 쌓아 막아라, 화형 시켜라' 정도이다.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가 있다. 입원한 산모의 25%가 격렬한 발작, 맥박 분당 160회, 찢어질 듯한 하복부 통증 같은 증상을 보이며 사망했다. 하지만 가정 분만을 할 경우 사망률은 1%이하로 급감했다. 닥터 제멜바이스는 "의사의 손에 묻은 '시체 입자' 때문에 산모들이 사망했다"라고 한다. 다음 환자를 보기 전에 염소화석회로 손을 씻자 산모 사망률이 1%대로 급감했다. 하지만 그는 정신병원에 갇혀 1865년 생을 마감했다. 의료 발전의 걸림돌인 협회와 관습 때문이다. 

 

 감염 통로만 차단하면 병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또 다른 사례가 있다. 이 사례는 인간의 단점을 보여준다. 기고만장하다는 것이다. 1928년 정신병 증상이 있는 마사 허워츠는 병원에 입원했다. 이 병원은 미국 최고의 정신병원 트렌턴 주립병원이다. 최고인 이유는 치료 성공률 85%의 국소감염치료의 존재이다.  마사도 입원 2년 후 정신 분열증 완치 판정을 받았다.

 

 85%의 성공의 진실은 조작된 결과이다. 그 전에 먼저 국소 감염 치료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 치료는 치아 제거, 편도 절제술, 결장 관장, 장기 척출을 한다. 신체 감염이 피를 타고 뇌에 도달하면 정신 증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완치율 85%는 치료받은 환자들이 다시 찾아오지 않은 확률이었다. 실제 치료 결과 대부분 사망했기 때문이다. 이 행위가 지속된 이유는 미국 정신의학회가 기득권 보호를 위해서 무마했기 때문이다. 

 

 현대 의학에도 오류가 있다. 바로 '수혈'이다. 수혈이 문제가 된 것은 '수혈을 줄여야 생명을 구한다'라는 논문이 나오고부터이다. 이 논문에 따르면 최근까지 밝혀진 혈액형은 수백 가지이다. 200여 가지의 단백질로 구성된 또 하나의 장기이다. 그래서 수혈은 일종의 액체 장기이식이다. 수혈된 피와 내 피가 전쟁을 일으켜 면역체계의 교란을 일으킨다. 

 

 의료사고는 알기 어려운 의료진의 영역이다. 굉장히 불편한 진실이지만, 인정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의료사고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예방 불가능한 의료사고, 예방 가능한 의료사고, 잠재적 오류 이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예방 가능한 의료사고다. 그러면 예방 가능한 사고로부터 환자를 살리는 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첫째, 정부의 정책이다. 1999년 미국 학술원에서 발행한 보고서는 의료 사고에 대한 인식을 바꾼 계기가 됐다. 보고서에는 매년 4만 4000명 ~ 9만 8000명이 병원에서 예방할 수 있는 의료사고로 사망한다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의료사고를 개인과 개인의 분쟁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의료를 봐야 할 때다.

 

 둘째, 의료 시스템 보완이다. 전체 의료사고의 28%는 투약 오류다. 대표적인 사고가 종현이 사건이다. 레지던트의 투약 실수가 부른 비극이다. 이것을 개인의 실수로만 접근하지 않고, 개인이 실수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현재는 눈에 띄는 라벨과 표식, 투약 오류 있는 주사는 같은 날 금지등이 생겼다. 이제는 의료사고 빅데이터 기반으로 위험을 고지한다.

 

 마지막으로, 환자의 참여다. 국제의료기관 평가의 첫 번째 항목은 환자 확인이다. 놀랍게도 모든 의료 사고는 환자 확인 미흡에서 시작한다. 만약 병원에서 나를 확인하지 않는다면 한 번쯤 물어보도록 하라. 의료 사고는 의사와 환자가 함께 막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이지만 지켜지지 않는 질문은 'Who am I?' 이다. 

 

 일부 의사들은 업무 시간이 과중하다. 과중한 업무 시간이 의료 사고를 불러 일으킨다. 이건 협회의 기득권 보장을 위해 의사 전공 배분이나 숫자를 늘리지 않는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 《차이나는 클라스》 의료사고 편은 현직 의사가 강연을 한다. 수년 이상 공부와 실습의 강행군을 하는 이유는 사소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게 생명이기 때문이다. 돈 때문이 아니다. 의료 사고의 일부를 환자에게 떠넘기는 내용을 보니, 의사들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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